매크로 경제

경제가 안 좋으면 주가가 오르는 특이한 현상

선물주식쟁이 2021. 5. 21. 17:00
미국연방준비은행 의장 Jerome Powell

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당연히 경제가 좋으면 회사들의 매출과 순이익이 좋아지고 주가는 상승한다. 반대로 경제가 안 좋으면 주가는 하락한다. 하지만 올해들어서 경제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꾸준히 관찰됐다. 그 이유는 무엇일까?

작년 FED의 대응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이었다. FED는 작년부터 엄청난 양의 미국국채를 사들이며 시장에 현금을 풀었다. 즉 돈을 기계로 찍어서 그걸로 채권을 샀다. 채권을 판 사람들은 엄청난 현금을 가지게 되었고 그게 전체 시장에 풀리게 된 것이다. 2020년3월 2주간 푼 돈은 2015년부터 2020년3월까지 푼 돈 보다 많았다. 2008년 이후 시중의 통화량은 3배가까이 증가했다. 같은 기간 S&P는 약 3배, 나스닥은 약 5배 상승했다.

통화량(M2)그래프

작년 주가상승의 이유는 바로 이 풀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향한데 있다. FED는 돈을 풀면서 동시에 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췄다. 시장참여자들 입장에서 당시 금리가 1%도 안 되는 채권을 사느니 주식을 사는게 매력적으로 보였고 결국 채권을 판 돈은 주식시장에 투자되었다.


이번 주 미연준은행(FED)에서 회의록이 발표됐다.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한다면 테이퍼링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담겨있었다. 시장은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하락을 거듭했다. 테이퍼링이란 작년과 다르게 미연준은행(FED)가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것을 뜻한다. FED가 채권을 팔면 돈을 얻는다. FED가 그 돈을 소각하거나 보관하게 되면 시장에서 그만큼의 돈은 사라진다.

테이퍼링은 주식시장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. 시장에서 돈이 줄어드는 걸 유동성이 사라진다고 한다. 유동성이 사라지면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한다. 2013년에 미국연준은행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부터 풀어온 돈을 회수한다고 발표했고 전세계에 긴축발작이 일어났다. 신흥국들에서 대거 외화가 빠져나갔으며 일부 국가들은 채무불이행선언을 했다. 미국주식은 10%가까이 급락했고 코스피도 15%이상 하락했다.

하지만 회의록에서 집중해야할건 "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된다면" 이다. 한마디로 경제가 안 좋다면 테이퍼링을 할 일은 없다. 장기적으로 경제가 안 좋으면 주가는 하락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테이퍼링이 미치는 여파가 훨씬 크다.
이때문에 미국의 경제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 주가가 상승하고 경제지표가 좋게나오면 주가가 하락하는 특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. 최근 나스닥이 조정을 겪고있는 이유도 결국 경제회복에 따른 테이퍼링우려로 인한 것이다.